클라이맥스 이양미의 스타일링은 1회 방영시작부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양미가 등장하는 순간 그 위압적인 옷과 헤어스타일링은 오롯이 이양미라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서시작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몸에 붙는 선, 무너지지 않는 어깨, 표정을 더 차갑게 만드는 주얼리, 그리고 가까이 갈수록 더 도드라지는 냉한 눈 빛. 클라이맥스 이양미는 배우의 연기력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깊은 성찰과 이해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단번에 깨닫게 된다.
클라이맥스 5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단연 회장 생일 연회에 참석한 이양미의 흰드레스와 착용한 악세사리다.
햇빛이 내려앉은 한옥 마루 끝에 앉아 있는 이양미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다. 목선은 깊게 열려 있고, 쇄골과 어깨는 숨기지 않는다. 천은 몸에 들러붙지 않고 매끈하게 흐르는데, 그래서 더 차갑다. 이 드레스는 부드러운 얼굴을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부드러운 흰색 안에서 더 독한 분위기를 끌어낸다. 깨끗한 색인데도 결백하게 보이지 않고, 고요한 실루엣인데도 긴장감이 흘러 넘친다.

클라이맥스 5회 이 장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힘을 부여 하는 건 주얼리다.
목에는 굵고 무게감 있는 크리스털 목걸이가 단단하게 감기고, 귀에는 길게 떨어지는 드롭 이어링이 얼굴선을 더 길게 만든다. 손목과 손가락은 비워 두고, 시선은 목과 얼굴 가까이에만 몰아준다. 그래서 이양미는 꾸민 사람으로 보이기보다, 아예 다른 온도를 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웃지 않아도 눈이 먼저 차갑고, 말하지 않아도 목걸이와 귀걸이가 먼저 이 인물의 값과 성격을 말해주는듯 하다.
드레스 아래로 이어지는 구두도 같은 결이다.
앞코가 날렵하게 빠진 펌프스 위에 반짝이는 장식이 얹혀 있다. 흰 드레스, 굽이 선명한 슈즈, 낮게 깔린 시선. 이 셋이 어우러지는 순간 이양미는 우아한 여자가 아니라 쉽게 가까이 갈 수 없는 여자가 된다. 사랑스럽게 보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스스로를 한 치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먼저 보인다.

반대로 클라이맥스 1회 시선을 끈 블랙수트 룩은 이양미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어두운 실내에서 이양미가 입은 건 검은 턱시도 재킷이다. 라펠은 은은하게 광택이 돌고, 어깨는 넓지 않은데도 또렷하다. 안에는 셔츠 대신 부드럽게 흐르는 검은 이너가 들어가서, 목을 감싸고 있는 모던하면서 화려한 초커는 전체적인 룩의 포인트가 되는 빛이 되어 번진다. 흰 드레스가 차가운 고급스러움이었다면, 이 블랙 수트는 노골적인 권력이다. 검정은 이 인물의 표정을 더 얇고 예리하게 만들고, 얼굴 가까이에 놓인 실버 톤 초커는 숨을 조이듯 목을 감는다.

클라이맥스 1회 하지원과 이양미가 평범한 주점에서 만난 장면은 이제 전개될 드라마의 전체적인 대결구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였다.
이 장면에서 이양미의 젓가락을 쥔 손가락 위에 크고 둥근 파베 링이 한 번에 들어온다. 작은 반지 하나로 끝내지 않고, 손짓이 움직일 때마다 빛을 발하며 시선을 끈다. 이양미가 등장할때마다 착용한 목걸이와 반지, 작은 귀걸이까지 전부 반짝이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다.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연출포인트를 정확히 안다. 그래서 검은 옷은 더 검게 남고, 주얼리는 더 차갑게 대비된다.

헤어와 메이크업도 이양미를 완성하는 축이다.
흰 드레스 장면에서는 올린 머리와 정돈된 피부, 절제된 립, 스모키 짙은 아이쉐도우가 얼굴의 빈틈을 없앤다. 검은 턱시도 같은 수트는 웨이브가 살아 있는 헤어와 눌러 그린 듯한 눈매, 깊어진 립 컬러가 붙으면서 훨씬 위험한 인상이 된다. 같은 얼굴인데도 흰 장면에서는 멀리서도 비싼 사람처럼 보이고, 검은 장면에서는 가까이 있을수록 불편한 사람처럼 보인다. 이 차이를 만드는 건 연기만이 아니라 스타일 전체의 설계다.
이양미의 패션은 늘 설명보다 시각적 임팩트가 먼저 느껴진다.
흰 드레스는 이 인물을 깨끗하게 만들지 않고 더 비싸고 더 차갑게 만들고, 검은 턱시도형 수트는 이 인물을 세련되게 만들지 않고 더 날카롭고 더 지배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이양미의 패션은 예쁜 룩북이 아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권력의 형태를 바꿔 입는 방식에 가깝다.
결국 이양미를 기억하게 만드는 건 화려함이 아니다.
흰색 안에서 더 차갑게 빛나는 목걸이, 검은 재킷 위에서 더 선명해지는 초커, 손끝에서 먼저 보이는 큰 반지, 그리고 그 모든 걸 눌러 담는 얼굴. 이양미는 옷을 입은 인물이 아니라, 옷과 주얼리와 표정이 한 몸처럼 붙어 움직이는 인물로 남는다. 화면이 지나간 뒤에도 먼저 떠오르는 건 줄거리보다 이양미의 목선과 손끝이다.
클라이맥스 1회, 5회 유사스타일링 브랜드
이양미의 이 두 장면을 보고 제품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화면에 잡힌 실루엣과 장식으로 찾아 보면 유사한 브랜드를 추려보았다. 흰 드레스 룩은 몸 선을 매끈하게 정리하는 화이트 이브닝 드레스 계열이라 Safiyaa, Alex Perry 같은 구조적인 드레스 브랜드 무드가 가장 가까워 보이고, 목에 짧게 감기는 크리스털 네크리스와 길게 떨어지는 드롭 이어링은 Swarovski의 브라이덜·이브닝 주얼리 계열을 떠올리게 한다. 앞코가 날렵하고 버클 장식이 올라간 펌프스는 Manolo Blahnik Hangisi 계열과 가장 비슷하다. 반대로 블랙 턱시도 룩은 새틴 라펠이 살아 있는 재킷과 광택 있는 이너가 중심이라 Max Mara의 턱시도 재킷, Tom Ford식 블랙 이브닝 테일러링 무드가 겹친다. 목을 짧게 감는 초커는 Messika 같은 다이아 초커 계열, 손등을 거의 덮는 파베 링은 Mejuri나 Swarovski의 돔형·칵테일 링 스타일과 가까운 인상을 준다. 다시 말해 이양미의 룩은 브랜드 로고를 드러내기보다, 조형적인 드레스와 턱시도, 차갑게 번지는 크리스털 주얼리, 한 번에 시선을 잡는 이브닝 슈즈로 완성되는 상류층 이브닝 스타일에 가깝다.
